얼마전 우리를 웃음짓게하는 일이 한가지 생각이 나서 이글을 씁니다.
제가 레지던트를 할 때 였습니다. 60대 말 정도 되시는 어느 할머님께서 눈이 불편하시다고 오셨습니다.
검사를 했지만 별 이상함을 발견할 수가 없었습니다.
하지만 그 할머니께서는 그 다음엔 안보이신다고 그러시더군요
시력도 좋았는데 안보인다는 것이 잘 이해가 안됐습니다.
이런 저런 이야기 하다가 눈꺼풀 이야기가 나왔습니다.
눈꺼풀 이야기가 나오니 할머님 눈빛이 반짝반짝이시면서,
"그렇죠!! 눈꺼풀이 쳐져서 안보이는 것이죠" 하면서 기뻐 하셨습니다
그제서야 전 할머니의 의도를 알아 차렸습니다
다음날 보호자분 불러서 사정을 잘 설명드리고
그 할머님께서는 쳐진 눈꺼풀을 반듯하게 다시 수술하셨습니다.
수술 한달 후 오셨는데 그 때 들꽃을 꺾어 오셨습니다.
"내가 줄건 없고 이건 그냥 감사의 표시야 고마우이 !!"
그 때 전 그 들꽃이 얼마나 소중하게 느껴 졌는지 모릅니다.
얼마전 우리 병원에서도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하였습니다.
똑 같이 쌍꺼풀 수술을 하시고 수술 비용을 지불하여야 하는데,
할머님께서 문을 닫고 제방으로 들어오시더니
꼬깃꼬깃 구겨진 오래된 지폐를 주시면서 나 이것 밖에 없어 하시더라구요
5만원 이었습니다.
하지만 그 돈은 수개월 넘게 그 지갑에서 머물려 이날을 위해 준비되었던 것 같이 보였습니다.
저희 병원의 쌍꺼풀 수술은 50만원입니다.
5만원이면 정말 부족한 금액이지만
그 할머니의 그토록 간절히 바라는 것을 우리가 해주었다는 기쁨이 더 앞서서
할머님께 오히려 저희가 고맙다고 인사드렸습니다.
정말 그 두 분의 할머님은 저희에게 의사로서의 기쁨을 주십니다.
그토록 저희를 원하시고 필요로 하시는 분이 있다는 사실이 참 살맛나게 해줍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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